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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와 군중이 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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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신문사 칼럼니스트

사회복지사

글:-남제현목사

 

토요일 밤 서울 시내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사고로 158여 명이 숨졌다. 부상자 명 중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할 때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지 모른다. 대부분이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거리로 나온 젊은이들이다. 축제는 좋다. 하지만 그곳은 위험이 있다. 다수에 밀린 군중 심리 때문이다. 다수의 군중에 힘에 밀리는 순간 위기를 파악할 수 없기 때이다. 코로나 19의 위험에 3년 만에 친구들과 즐거운 주말이 아니라 비극의 밤이었다.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각종 사고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데 사전 인파를 분산시키고자 통행로를 확보할 수 없는 곳에서는 뾰족한 해결책은 없었다. 우리는 군중을 매우 좋아한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사람이 모여 와야 한다. 축제와 행사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는 모여도 너무나 많은 사람이 들이 모여들었다. 이 좁은 골목에 사고에 사전 통행· 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함정이 있는 줄 몰았다.

 

‘핼러윈(halloween)’은 미국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 중 하나다. 유령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은 집마다 초인종을 누르며 사탕을 받아 간다. 어른들도 유명 캐릭터 의상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파티를 즐긴다.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된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사윈 축제’에서 유래된 날이다. 켈트족의 새해(11월 1일) 전날인 10월 31일은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뜻으로, 이후 핼러윈으로 불리게 됐다.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100만여 명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핼러윈도 전파되었다. 그런데 상업주의와 결탁하며 점차 대형 축제로 변해 올해 미국에서 핼러윈용품에 소비된 금액은 역대 최대인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핼러윈은 한국과는 상관없는 축제이지만 미국의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 등을 중심으로 2000년대 유입됐다.

 

이렇게 독특한 복장을 하고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이다. 이태원 거리는 서울에서 가장 국제화되고 자유로운 외국인 거주지로 야간에는 세련된 주점과 식당, 젊은 손님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제1의 유흥지역이다. 이태원은 일본인에게도 잘 알려진 지역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마스크 착용 없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핼러윈 축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좁은 골목길에 군중에 20~30대 젊은 층의 압사 사고는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사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전형적 후진국형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건이다. 여기에 함정은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진행을 책임질 주최 측이 없이 다만 젊은이들 축제를 즐긴다는 문화 확산에 호기심에 몰려온 군 중심가 작용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높고, 작은 사고가 대형 참사로 군중이 많을수록 참사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많은 인파가 이태원 좁은 골목에 모일 것으로 예상했는데도 사전에 통행·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슬람권의 인도네시아 축구장의. 무질서, 혼돈, 광기, 시민의식 부재가 나타난 압사 사고와 우리의 좁은 골목, 해방감에 들뜬 10만 명의 군중은 위험을 극복할 시민의식이 없는 것이 유사하다. 순진한 믿음이 가진 군중은 “압사당할 것 같다” 긴박함과 간절 호소했으나 생명을 지켜내지는 못했다.

 

선 채로 물건이 프레스 기기에 압축된 거나 다름없는 죽음이다. 20대의 허무하게 무너진 상실감은 헤아릴 길이 없다. 사망자 156명 중 20대가 104명이다. 그래서 내 생명을 지키는 일은 국가 아니다. 생명의 위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이 세상에서 내 생명을 맡아 책임질 사람은 없다. 평소 즐기던 장소를 걷다가 당한 사고로 콕 집어 가해자가 없는 일상 속 죽임의 밀림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서 나 어떤 환경에서 생명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살아야 한다.

 

20대의 81.7%는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지만, 생명을 지켜내지는 못했고 그러기에 무책임과 세대 갈등, 남녀 갈등의 최전선에서 희생된 돌이킬 수 없는 생명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아무도 없다. 그러기에 생명을 책임질 대상은 아무도 없다. 가뜩이나 쉽지 않은 세대 간 갈등과 사회통합의 국가 위기에 사회 위기까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또다시 진영 논리에 기능을 상실한 채 더는 이대로 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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