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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아름다운 노년기...(老年期) 

태안장로교회 원로목사  
태안자살방지생명지킴이협회장 
글:-남제현목사
태안신문사 칼럼니스트
http://cafe.daum.net/sangokl

 

에스키모족은 남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의로운 남자를 ‘펭귄 아버지’하고, 여자일 경우 ‘연어 어머니’라 부른다. 펭귄 어머니는 알을 낳아 아버지 펭귄에게 맡기고 먹이를 구하러 멀리 떠난다. 굶주린 채 알을 품어 새끼를 지키고 있으면 며칠 만에 돌아온 어머니 펭귄은 뱃속에 담아온 먹이를 반추(反芻)하여 새끼에게 먹이고 기진맥진한 아비는 그 곁에서 굶어 죽어간다 하니 살신성인이라 한다.

 

연어는 바다에 가서 살다가 알을 낳고자 섭씨 7도의 청정수를 찾아 하루 14㎞씩 급류를 역류한다.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는 기진맥진하여 낳은 알을 보고 서서히 죽어간다 하니 이 또한 살신성인이다. 우리의 경제적 하류 인간은 가난의 늪에 빠져 늙어 쓸쓸한 빈곤의 종착지 그리고 빈곤의 늪으로 떨어져 인생의 종착에 이른다.

 

평생을 아들딸을 위해 살다가 독거사(獨居死) 하거나 고독사(孤獨死) 형태로 외로운 종말을 맞아 살아온 삶에는 지독한 가난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의 생애는 구조적 빈곤, 굳어진 빈곤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들 중에는 잡일 노역, 배달 등의 일을 하거나 공사판 인부로 막노동을 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며 빈곤을 면해보려고 하였으나 무력하게 죽은 사람들이다.

 

한창 일할 나이에 병들어 고통받다 배고프게 살았다. 전쟁 직후인 1960년대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가난을 경험하고 IMF 외환위기 등 국가적 파동의 여파를 고스란히 겪었다. 부푼 꿈을 안고 목돈을 마련해 장사를 시작했으나 그 역시 파산 뒤 가족은 해체되고 혼자 술독에 빠져 살다 죽은 사례도 있다. 어떤 여인 중에 폭력 남편을 피해 도망 나와 일평생을 삯바느질하거나 가정부로 일했던 고달픈 어머니도 있다.

 

모진 가난에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엄마로 기억하며 모친을 가슴에 두고 평생 이를 악물며 살았지만, 그 역시 가난의 대물림은 벗어 날 수가 없다. 가족을 떨어져 나온 그도 역시 가난해서 서로 돌보지 못하고, 연락을 끊고 살아가다가 무연고자 고인이 되어 장례 처리를 위해 친족을 수소문해보면 그 역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유족들이다. 결국, 모두 가난하다는 이 참혹한 현실이 이렇게 비참하고 불행의 죽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머니, 일단 100세까지 악착같이 사세요. 그럼 좋은 세상 많이 볼 수 있어요. 승용차 타고 서울에 있는 막내아들 집에 차가 알아서 데려다주는 세상이요. 꿈이 아니고 현실이 그렇게 돼요. 어머니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불편해서 산과 들로 놀러 다니기 힘드시죠? 로봇 다리가 어머니 가고 싶은데 다 데려다줄 수도 있어요. 어디 아픈 데 있으면 집에서 원격으로 의사 진료도 받을 수 있어요. 어머니 주치의와 개인비서가 생긴다고요….”

 

팔순인 어머니와 아들의 전화통화에서 어머니는 실없는 소리 한다며 웃는다. 그러면서도 아들 말이라면 다 믿는 어머니 “정말? 정말 그런 세상이 오는 거야?”라는 반문에 “더 늙고 병들어 자식 고생시키느니 얼른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시는 어머니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희망을 줄 수가 있는 말이다. 그런데 몇 년 전 광주에서 70대 노부부가 요양원 입소를 앞두고 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노인에게는 좋은 세상을 바라보고 기다릴 시간이 없다. 노인은 나이가 들면 생애가 불안하고 젊은이에 대한 간절함은 동서고금을 같은 현상이다.

 

노추(老醜), 노회(老獪), 노후(怒吼), 노폐(老廢), 노쇠(老衰) 등의 공통점은 노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추하고, 교활하며, 낡았고, 쓸모없으며, 쇠약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나 노인은 경험이 많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어 지혜로워 늙은 말처럼 기교 넘치게 되고, 늙은 앵무처럼 기교가 매우 지혜롭게 보기도한다. 그래서 인간은 평균수명이 늘면서 늙음이 주변 모두에게 불안하고 편견을 따라오지만, 요즘은 노인을 고령자, 어르신 등의 표현이 나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나이 든다는 게 과연 불안과 편견, 그리고 부담의 문제만일까. 서구에서는 일찍부터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삼아 ‘노년학’이 나오고, 70년대 이후 미국에서 ‘행복한 노후’란 말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우리도 노후에는 좀 더 행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식으로부터 독립으로 시작해야 한다. 늙을수록 자식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고 가정을 이룬 자식에게 관심을 두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의지심의 표현일 뿐이다. 자식이 잘 성장하여 독립하였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더 이상의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식 농사가 부모의 노후를 보장하던 시대는 지났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면 내정하게 덧정을 끊어 버려야 관심의 모든 것은 잔소리로 비칠 뿐이다. 대개 은퇴한 시점에서 노년기가 시작되고 인구의 평균 연령을 80세로 규정한다면 노년기는 평균 15-25년 정도가 되게 된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 자유로운 한가한 시간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노년기 여가 생활을 얼마나 보람 있고 유용하게 보내느냐가 노인이 겪게 될 고독과 소외감을 극복하고 스스로 아름다운 노인의 삶의 질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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