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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부부의 임종...(4/26)

남제현목사 2024.04.29 10:53 조회 수 : 14

노인 부부의 임종

태안장로교회 원로목사

사회복지사

글:-남제현목사

태안신문사 칼럼니스트

 

부부는 함께 살아온 남자와 여자이다. 결혼하고 아버지 되고 어머니가 되어 아들딸을 낳아 기르다니 보니 벌써 노인이 되었다. 그래서 부부는 헤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어 죽어도 함께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죽음은 아무리 금실이 좋은 부부라도 갈아 놓는다. 그런데 안락사가 허용된 네덜란드 부부가 임종하는 장면을 보여 주었다. 부부 모두 늙은 두 손 잡고 마주 잡고 서로가 두고는 떠날 수 없어 부부의 함께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다.

 

70여 년 해로한 동갑내기 남편과 아내는 향년 93세인 가디언은 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가 지난 5일 자택에서 부인과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는 인생의 허무감을 증명한다.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그는 함께 살아온 동갑내기 아내를 항상‘내 여인’이라고 부르는 등 애정이 두꺼운 금실 좋은 부부였다. 네덜란드는 특정 조건으로 합법적으로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여보, 이제 갑시다” 그리고 부부가 손잡고 안락사를 한 것이다.

 

나이 들어 죽음은 부부가 다시 만날 수 없는 헤어짐에 불안이 있게 마련이다. 왜 그런가? 죽음 후에는 내 세상이 아니며 부부는 이 세상에서 유일한 동반자와 헤어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 들어 노쇠하면 죽는 것은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늙으면 노회, 노후, 노폐, 노쇠 등 '추하고, 교활하며, 낡고, 쓸모없으며, 쇠약하다고 헐뜯기 쉽다. 그러면서 현대사회의 수명이 늘면서도 나이 들면서 주변 모두에게 불안과 편견을 주게 될 수 있다.

 

다행히 우리 사회는 노인을 고령자 어르신 등 칭호의 표현에서 그나마 불안과 편견을 버릴 수 있다. 서구에서는 학제적 연구 대상으로 삼아 온 것이 바로 노년학이다. 노년학은 단지 고령자의 건강 유지와 치료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연금 문제를 포함한 복지, 고령자의 사회참가, 생활여건 등 폭넓은 범위로 연구 대상으로 삼게 된다. 사람들 대다수는 하루를 반복해서 살아간다.

 

어제와 똑같이 오늘을, 오늘과 똑같은 내일을, 내일과 똑같이 한세상을 살아온 노인이 들이다. 그러면서 누구나 다 크고 작은 일에 다채로운 환경에서 살아가지만 큰 차이 없이 누구나 늙게 된다. 그러면서 아무 일 없이 꽤 행복하게 보이는 사람도 진정한 행복에 이르지 못하게 만드는 함정에 매여 속아 한평생 살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삶의 목적과 방향을 상실한 사람은 더 불행해지고 실패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은 자주 병들고 더 빨리 죽는다.

 

반면에 의미는 우리 삶을 나를 즐겁고 건강하고 행복한 방향으로 아무 일 없는 일상은 우리에게 온아한 평화를 주지만 한 톨의 의미를 제공하지 못하면 결국 권태와 우울함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 흔히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화목한 가정, 좋은 건강에 안정된 경제적 주관적 행복이 삶에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절대적 행복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래서 의미는 삶에는 동의어가 아니다.

 

미래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명예롭지 못하고 의미 없는 것에 목숨을 걸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진정 행복을 누리고 살아왔는지는 불확실하다. 일상의 평화를 넘어 보람으로 의미를 찾는다면 행복한 임종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87세에 한글을 깨쳐 시를 쓰고 영화 ‘칠곡 가시나들’에 출연해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금준(94) 할머니는 많은 교훈을 주었다.

 

일제강점기에 전쟁과 가난을 겪으며 배움의 기회를 놓쳤지만 87세이던 2015년에 칠곡군이 운영하는 배움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에게 회식을 베풀어 ‘친절한 할머니’로 불리기도 했다. 고인은 노환에 치매로 투병 중에 성경 시편 98편을 묶어 시집을 발행 ‘시가 뭐고’에서 “마치 꽃잎 지듯 곱게 눈을 감으셨다”라는 임종을 맞이했다고 한다,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에 두려워 할 것 아니다.

 

2015년 7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한 장례식장에서 막내아들 앤드루 리(한국명 이웅)와 영원한 이별을 한다. 앤드루의 투병은 2011년 6월부터 시작한다. 같은 해 5월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를 졸업한 뒤 실리콘밸리의 한 기업에 입사 서류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다. 며칠 동안 이어진 고열로 병원을 찾은 앤드루에게 의사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진단에 죽음을 의연하게 청년의 임종은 희망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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